전세나 월세 계약을 공인중개사가 중개했더라도 보증금 피해나 주택 하자가 발생했을 때 모든 책임을 공인중개사에게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의 법적 확인·설명 의무와 임차인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해 두어야 실제 분쟁에서도 책임 범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공인중개사가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
공인중개사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 등을 확인해 소유자, 근저당권, 전세권, 가압류, 신탁등기와 위반건축물 여부 등을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주택의 수도·전기·가스·난방 상태, 누수와 균열, 관리비 금액 및 부과 방식처럼 거주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설명할 때는 말로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등기사항증명서 등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작성한 확인·설명서를 계약 당사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서명하기 전에 확인하지 않은 항목이나 사실과 다르게 표시된 내용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2. 전세 계약에서는 선순위 권리까지 살펴봐야 한다
전세 계약의 안전성을 판단하려면 등기부에 기재된 근저당권뿐 아니라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정일자 부여 현황, 전입세대와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체납정보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등기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과 순위가 새로 들어가는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에게 기존 임대차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확인된 내용이나 임대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신탁등기가 설정된 주택이라면 신탁원부를 통해 임대 권한과 수탁자 동의 필요 여부까지 확인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의 효력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3. 월세 계약에서도 시설과 관리비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월세는 전세보다 보증금이 적다는 이유로 계약 확인을 간단히 하는 경우가 있지만,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건축물대장상 용도와 실제 사용 상태가 다르거나 위반건축물인 사실, 누수·난방·배수 등 주요 시설의 문제를 확인하고도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관리비 역시 직전 1년간의 월평균 금액 등을 토대로 총액과 포함 항목, 부과 방식을 설명해야 하므로 월세 금액만 비교해서는 실제 주거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벽 내부의 숨은 결함처럼 통상적인 현장 확인만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까지 공인중개사가 무조건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중개 사고가 발생해도 전액 배상은 보장되지 않는다
공인중개사법은 중개 과정에서 공인중개사의 고의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확인·설명 의무를 위반했는지, 그 위반과 피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임차인에게도 확인을 소홀히 한 잘못이 있는지를 종합해 책임 비율을 정합니다. 2025년 7월 공개된 신탁부동산 임대차 관련 판결에서도 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됐지만 구체적인 계약 경위를 고려해 손해배상책임은 50%로 제한됐습니다. 공제나 보증보험에 가입된 중개사무소라 해도 피해액 전부가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므로 계약서, 확인·설명서, 공제증서와 상담 기록을 보관해야 합니다.
5. 마무리 — 계약 경험에서 느낀 안전한 확인 순서
국토교통부가 2026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한 달 동안 전세사기피해자 등 609건이 추가로 결정되면서 누적 결정 건수는 4만278건까지 늘어났습니다. 여러 임대차 계약 사례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공인중개사의 설명을 듣는 것만큼 계약자가 소유자와 등기부, 체납정보, 전입세대, 선순위 보증금과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계약 당일뿐 아니라 잔금을 지급하기 직전에도 등기부를 다시 발급하고, 확인한 내용과 임대인의 약속은 특약이나 문자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안전한 거래를 돕는 전문가이지만 보증금 반환을 보장하는 기관은 아니므로 전입신고, 확정일자와 전세보증금반환보증까지 임차인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